제프 쿤스(Jeff Koons) 작업의 일상적 오브제에 관한 연구

제1호 《아트홀릭》수록. 2010년 9월 발행
 
 
박정연 1
 
1. 머리말
2. 제프 쿤스의 시리즈별 작품 분석

    1) 새로운 것(The New)시리즈
    2) 사치와 타락(Luxury and Degradation)시리즈
    3) 진부함(Banality)시리즈
    4) 천국표(Made in Heaven)시리즈
    5) 단순한 향유(Easyfun) 시리즈
    6) 퍼피(Puppy)

3. 제프 쿤스 작품에서의 일상성

    1) 일상적 오브제의 새로운 의미 부여
    2) 작품에서 보여지는 에로티시즘

4. 맺음말
 
 

1. 머리말

 

  제프 쿤스(Jeff Koons, 1955-)가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한 1980년대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친 시대이다. 팝아트를 시작으로 작가들은 일상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미적가치를 구현해내기 시작하였고, 특히 제프 쿤스는 전위적 경향을 띤 미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로써 미국사회의 대중문화와 소비문화시대를 키치(kitsch) 2로써 표현하였다.

  그는 그의 저서에서 자신의 작업은 미적인 가치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미학이다 3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그가 현대 사회에서 대량으로 소비되고 있던 일상용품을 작품에 차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1887-1968)의 「샘(Fountain)」이 구현하고 있는 레디메이드와 예술과의 경계가 아닌,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의 「브릴로 상자(Brillo Box)」가 구현하고 있는 대중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즉 그가 작품에 차용하고 있는 일상적인 소재는 필수품이 아닌, 대중사회와 소비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환락 혹은 향유를 위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이는 작품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특히 성(姓)을 유희와 소통의 수단으로써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성이 상품화되어가고 있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의 작품을 시리즈별로 분석하여, 작품에서 나타나는 일상적인 오브제와 그것의 미학적 가치에 대해서 논의해보고자 한다.

 

2. 제프 쿤스의 시리즈별 작품 분석

 

  제프 쿤스는 195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Pennsylvania)의 요크(York)에서 태어났으며, 1976년 메릴랜드 주의 메릴랜드 미술대학(Maryland College of Art)에서 순수미술학사학위를 취득하였고, 그 해 시카고 미술학교(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공부하였다. 그 후 1976년 뉴욕으로 이주하여 활동하였다.

  1985년 뉴욕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가졌고, 1987년 휘트니비엔날레에 참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제프 쿤스의 작업은 1980년에서 1982년 사이에 제작된 ‘새로움(The New)’시리즈, 1985년 제작된 ‘평형(Equilibrium)’시리즈, 1986년 제작된 ‘사치와 타락(Luxury and Degradation)’시리즈, 1986년 제작된 ‘조상(Statuary)’시리즈, 1988년 제작된 ‘진부함(Banality)’시리즈, 1989년에서 1991년 사이에 제작된 ‘천국표(Made in Heaven)’시리즈, 1991년에서 1992년 사이에 제작된 ‘퍼피(Puppy)’시리즈, 1995년에서 1998년 사이에 제작된 ‘축하(Celebration)’시리즈, 1995년에서 1998년 사이에 제작된 ‘단순한 향유(Easyfun)’시리즈, 2000년에 제작된 ‘탈속된 단순한 향유(Easyfun-Ethereal)’시리즈로 전개된다.

  초기 작품들은 주로 기성품을 이용한 것으로 일상용품이 지니고 있는 기능을 배제한 것이었다. 그 후 나무, 대리석, 유리,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물질과 회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실재적인 것에 대한 일상적 이해가 주어져 있다고 할 때, 그와 같은 변형을 오히려 실재로부터의 이탈로서 판단하게 될 수 있다. 4 일상적인 오브제들은 전시라는 형식을 통해 새로운 각도에서 보여짐으로써, 실재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도록 하였고, 제프 쿤스는 이를 통해 현대 미국의 모습을 조명하였다.

 

1) 새로움(The New)시리즈

 

  제프 쿤스는 1985년에 소호(Soho)에 위치한 ‘피터할리(Peter Halley)’ ‘마이어 베이스만(Meyer Vaisman)’ ‘애슐리 브리커튼(Ashley Brickerton)’ 등의 작은 갤러리에서 일상용품들을 나열한 개념미술의 형태를 띄고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처음 작업을 선보인 후 일 여년 만에 소호의 블루칩 작가로 떠오르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 당시 발표한 「뉴 후버(New hoover)」시리즈는 전형적인 초기 작업들로, 기존의 매체를 벗어나 일상용품들 등의 새로운 매체를 이용한 것이다. 당시 상품을 이용한 전통적인 미니멀리즘(Minimalism)은 예술과 일상생활에 있어서 경제적인 것의 표현과 정신적인 만족을 모두 가져왔다. 5

  위의 작품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후버사(Hoover)의 진공청소기에 형광등 등을 부착한 것이다. 후버사는 진공청소기, 세탁기, 드라이어 등의 전자가전제품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로, 1980년대의 미국 사회에서는 대중적인 일상용품의 하나였다. 제프 쿤스는 한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하고 있다.

 

“나는 그들이 불멸성을 다루고 있다고 여긴다. 진공청소기는 그들의 새로움을 위하여 전시되어졌다. 그것들은 본래의 모습으로 전시되어졌다. 그것들의 기능적인 면은 청소하는 것이지만, 나의 작품에서는 그 기능을 하지 않는다. 만약 그것들을 적절히 다루고, 포장된 상태로 그냥 둔다면 그것들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나는 무관심하게 그것들을 전시하고 있지 않다. 나는 매우 특별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나는 그것들의 의인화된 모습과 성적으로 암수양성성(androgyny)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들은 숨 쉬는 기계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더러움을 빨아들이는 등의 제 기능을 할 때 그것의 새로움은 사라진다. 만약 내 작품 중 하나가 작동된 다면 그것은 파괴된 것이다.” 6

 

  ‘새로움(The New)’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가 작품을 통하여 알리고자 했던 것은 일상적인 것의 변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일상용품이 제기능을 할 때 오히려 그것이 가진 새로움이 상실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는 자신의 작품을 의인화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암수양성성이란 육체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인 자웅동체를 이르는 것이 아니라 관습적으로 성(姓)의 두 가지 면을 모두 함께 지니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오브제로써 사용되고 있는 진공청소기는 전통사회에서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맡고 있던 임무를 한 번에 해결하고 있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보여 지고 있는 사회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예전의 전통적인 기능들이 상실되고 새로운 기능과 의미들이 덧붙여지면서 현대사회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였다. 특히 대량 생산과 소비 중심의 문화는 의미를 찾을수록 더욱 무의미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제프 쿤스는 이를 익숙한 일상용품으로써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사치와 타락(Luxury and Degradation)시리즈

 

  1986년부터 제작하기 시작한 ‘사치와 타락(Luxury and Degradation)’시리즈는 표면적으로 주류문화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품은 포스터의 형식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그가 작품에서 차용하고 있는 이미지는 ‘바카디(Bacardi)’나 ‘헤네시(Hennesy)’와 같은 실제 현대 사회에서 유통되고 있는 주류 상품이다.

  1986년 제작된「아퀴 바카디(Aqui Bacardi)」라는 작품은 ‘바카디(Bacardi)’라는 브랜드의 술병이 전면에 배치되어있고, 술잔을 들고 손에는 반지를 끼고 있는 여자의 손을 보여주고 있고, 한 손에는 신용 카드를 쥐고 다른 한 손에는 주사위를 들고 있는 남자의 손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에서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손에 끼워진 반지와 카드를 통해 그들이 현대사회의 소비생활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중산 계층임을 짐작하게 한다.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반지와, 남자의 손에 들린 주사위는 그들의 삶이 흥미와 쾌락 위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치 1960년대의 광고 포스터와 같은 색감을 가진 이 시리즈에서 제프 쿤스는 기성품을 이용하여 사치와 환락의 추상성을 보여줌으로써, 계급상승의 욕구와 소비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3) 진부함(Banality)시리즈

 

  제프 쿤스는 ‘진부함(Banality)’시리즈에서 문화적으로 대중적인 아이콘들을 그로테스크(Grotesque)하게 만들거나 도자기 등으로 구워내고 있다. 이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형이나 캐릭터를 모사하거나 마이클잭슨(Michael Jackson)과 같은 유명인사의 모습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표현되어지고 있다. ‘진부함’이라는 작품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오브제들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인식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적으로 매우 익숙한 것들이다.

  「핑크 팬더(Pink Panther)」는 금발의 여인이 핑크 팬더를 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핑크 팬더는 뒤에서 보면, 그저 여성에게 안겨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 이 작품은 핑크 팬더와 여성의 성행위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제프 쿤스는 “「핑크 팬더(Pink Panther)는 자위행위에 관한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핑크 팬더와 어떠한 자위를 하는지 알 수 없다” 7라고 그의 저서에서 밝히고 있다.

  작품 속에서 여성은 상품화된 신체로써, 비인간적인 동물인형과 함께 표현되고 있다. 여성의 신체는 어떠한 목적이나 의식 없이 일차원적인 성적 유희로써 여겨지고 있다. 대중적인 아이콘인 핑크 팬더는 그것이 실제 존재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상품화가 지니고 있는 표면적이고 일용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다.

 

4) 천국표(Made in Heaven)시리즈

 

  1989년 제프 쿤스 자신과 자신의 부인을 포르노그래픽(Pornographic)라는 표현방식을 이용하여 표현하였다. 이에 대한 결과물로써의 ‘천국표(Made in Heaven)’시리즈는, 광고판 위에 제프 쿤스와 부인의 외설적인 장면을 석판인쇄로써 표현한 것이다. 가로 6m 90cm에 세로 3m 17cm라는 크기로 인해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성적인 모습은 오히려 관념적으로 보인다.

  그의 부인 치치올리나(Elena Anna Stella, 1951- )는 이탈리아의 포르노 배우로써 이탈리아의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하였다. 작품은 그녀와의 성행위를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마치 동굴에 있는 듯한 비현실적인 배경과 ‘천국표(Made in Heaven)’라는 작품 제목이 주는 관념성, 그리고 작품의 크기 등이 더해져, 직접적으로 성적인 느낌은 주지 않는다. 오히려, 제프 쿤스의 부인이 짓고 있는 과장된 표정과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제프 쿤스의 표정 등이 광고의 한 장면처럼 설정된 듯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작품은 사실성을 상실하고 있다.

 

5) 단순한 향유(Easyfun)시리즈

 

제프쿤스 「Hanging Heart」 1996-2006. 스테인레스 스틸. 304.8×426.7㎝.

제프쿤스 「Hanging Heart」 1996-2006. 스테인레스 스틸. 304.8×426.7㎝.

  1999년 뉴욕의 소나벤드 갤러리(Sonnabend Gallery)에서 처음 전시된 ‘이지펀(Easyfun)’시리즈는 그 제목에서는 작품의 성격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처음 전시할 당시 소나벤드 갤러리의 벽면 높이로 15개의 조각품들이 전시되었으며, 작품은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로 이루어졌다.

  크롬과 스틸로 만들어진「스필트-록커(Split-Rocker)」는 1999년 제작된 것으로, 장난감 목마의 머리부분만을 표현하였다. 야누스의 얼굴처럼 얼굴의 반쪽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작품은 한쪽 얼굴에만 눈이 있어 기묘한 느낌을 준다.

  2001년에 제작된 평면회화 작품인「오토(Auto)」의 경우 신체의 각 부분이 분절된 체 배치되어있고, 비둘기, 사탕 등의 일상적 소재가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이 역시 일관성 없는 모습에서 기묘한 느낌을 주지만, 작품에서 보여지는 소재는 대중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스필트-록커(Split-Rocker)」처럼, 익숙한 것들이 배치만 바꾸었을 뿐인데도 전혀 다르게 여겨지는 것이다. 일상생활의 익숙함을 키치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에 제작된 「Hanging Heart」는 역시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된 4m 높이의 대형 조형물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등에서 볼 수 있는 마치 선물을 포장한 듯 한 모양이다. 금색 리본 장식과 포장지가 구겨진 듯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색상과 모양으로 제작되었다.

  1994년의 「Balloon Dog」시리즈와 더불어, 일상용품은 아니지만, 소비용품으로써 기능하는, 풍선, 장식품들을 대형으로 제작한 것이다.

  키치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크기와 단순함으로 대중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6) 퍼피(Puppy)

 

  제프 쿤스는 1992년 독일의 배드 애롤샌드(Bad Arolsend)에서 열린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게 된다. 당시 출품한 「퍼피(Puppy)」는 12.4m의 높이로 스틸(Steel) 조각에 다양한 꽃들이 장식된 것이다. 1995년 이 작품은 분해된 후 내부 환경 및 변화에 강하도록 더 견고하게 만들어져 시드니 항구의 컨템포러리 미술관(The Museum of Contemporary Art)에 다시 설치되었다.

  이 작품은 구겐하임 재단(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이 1997년 다시 사들였으며, 빌바오의 구겐하임 뮤지엄(Guggenheim Museum Bilbao)의 야외에 설치되었다. 개의 종은 요크셔로 미국에서는 가장 대중적인 견종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은 내부에 관개시스템이 설치되어있어, 표면에 장식된 생화가 살아있는 채로 유지될 수 있게끔 되어있다.

  사실 인간은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너무나 깊숙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실재의 세계를 보는데 필요한 거리를 취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실재의 세계를 보기 위해서는 그것을 변형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8 제프 쿤스가「퍼피(Puppy)」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일상적인 오브제의 변형을 통한 실재의 재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4. 제프 쿤스 작업의 일상적인 오브제

 

1) 오브제의 새로운 의미 부여 

제프 쿤스 「Puppy」 스테인레스 스틸, 흙, 관개시스템(internal irrigation system).1992. 생화. 1234.4×1234.4×650.2㎝

제프 쿤스 「Puppy」 스테인레스 스틸, 흙, 관개시스템(internal irrigation system).1992. 생화. 1234.4×1234.4×650.2㎝

제프 쿤스는 1986년 뉴욕의 팻헌 갤러리(Pat Hearn Gallery)에서 피터 네기(Peter Nagy)에 의해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구입가능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브제에 대한 관계가 형성되는 한, 나는 오브제를 통해 작업을 할 것이다. 오브제 속에서 개인의 특성과 그들과 유사한 개인성을 다룰 수 있다. 몇몇 오브제들은 우리보다 더 강하거나 더 오래 존재한다. 그것이 우리가 직면한 진실이다.” 9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제프 쿤스에게 일상적인 오브제라는 것은 작품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다. 1950년대 이후로 등장한 ‘팝아트(Pop art)’는 일상적인 상품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고, 이는 작가가 어떠한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예술로써 인식될 수 있게 되었다.

  제프 쿤스는 자본주의 사회를 대변하는 것이 바로 ‘상품’이라고 여겼으며, 심지어 이것이 인간의 특성을 대변하면서, 더욱 강하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그 중에서도 제프 쿤스가 작품에서 차용하고 있는 장난감, 술, 진공청소기 등은 환락과 향유를 위한 소비품들로, 이는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상품을 만드는 현대사회를 가장 잘 대변해주고 있다.

  이는 그가 ‘새로움(The New)’시리즈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을 대표하기도 한다. 그는 이미 대중적으로 일상화 된 상품을 전시함으로써, 상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는 상품이 제 기능을 하는 즉시 새로움을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작품「후버(Hoover)」에서는 본연의 기능과는 전혀 동떨어진 암수양성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전시장에 걸려있는 진공청소기는 사용되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보존될 수 있게 되었고, 그가 가진 형태적인 특징으로 인하여 자본주의 사회를 대변하게 되었던 것이다.

  「퍼피(Puppy)」는 미국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견종이다. 현대사회의 일원으로써 거대하게 제작되어졌으며,「풍선강아지(Balloon dog)」의 경우, 풍선을 꼬아 만든 강아지의 모습을 역시 거대하게 확대하여 제작함으로써, 일상적인 것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작품 제작에 사용하고 있는 매체는 실제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성질과는 정 반대의 것들이다. 이러한 비현실성은 작품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는 것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익숙한 것들의 익숙하지 않은 면들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2) 작품 속에서 보여지는 에로티시즘

 

  상품화는 시작부터 자본주의를 토대로 형성되어왔지만, 자본주의의 포스트모더니즘 속에서 새로운 것을 위한 도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광고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인간성이나 성적인 면 등 모든 것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10

  제프 쿤스는 성적인 것의 상품화를 「후버(Hoover)」「핑크팬더(Pink Panther)」「천국표(Made in Heaven)」등의 작품을 통해서 상징적으로 혹은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성적인 표현은 단순한 포르노그라피(Pornography)라기보다는 소통과 유희의 수단으로써 다뤄지고 있다.

  「후버(Hoover)」에서는 진공청소기라는 일상적인 오브제를 대상으로, 여기에 암수양성성이라는 성적인 이미지를 부여함으로써, 진공청소기가 가진 본연의 기능 대신 성적인 상징물로 그 의미를 전환하였다. ‘진부함(Banality)’시리즈에서는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동물 모양의 인형을 인간과 매치시키거나, 마이클잭슨과 같은 유명인을 동물과 매치시킴으로써 은유적으로 성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성적인 행위를 드러낸 ‘천국표(Made in Heaven)’시리즈에서는 성이 상품화되고 성이 더 이상 외설의 문제가 아닌 유희로써 작용하는 현대사회의 일면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천국표(Made in Heaven)’시리즈에서는 자신과 자신의 부인의 성행위 장면을 전면에 배치하고, 비현실적인 배경과 ‘천국표(Made in Heaven)’라는 작품 제목이 주는 관념성, 그리고 작품의 크기 등이 더해져, 직접적으로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직접적으로 성적인 느낌은 주지 않는다. 이는 제프 쿤스가 성을 환락의 도구로서가 아닌 유희와 소통의 일면으로써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5. 맺음말

 

  제프 쿤스가 활동하기 시작한 1980년대는 포스트모더니즘이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친 시대이다. 1980년대에 발전하기 시작한 회화 자체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들은 순수회화의 생산이 역사의 목표라는 것, 그런데 이 목표에 이미 도달하였으므로 회화가 해야할 일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당연시했다. 11

  포스트모더니즘은 다원주의, 새로운 매체에 대한 탐구, 미학적 대중주의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제프 쿤스 역시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차용하여 대중적인 이미지와 그를 통한 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작품에 대량생산되고 있는 상품들을 차용함으로써, 상업적 요소들을 드러내고 있으며, 하위계층이나 고위계층이 아닌 중간계층의 사람들을 작품 속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의 작업은 작품 속에서 일상적인 소재를 차용함으로써, 일상적인 오브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점점 상품화되가고 있는 성을 유희와 소통으로써 표현하는 등 현대사회의 소비계층을 표현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 후 월스트리트에서 상품 중매업자로 일했던 제프 쿤스는 상업적 요소들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었다. 1980년에 허가를 얻어 뉴욕의 휴스턴(Houston)과 브로드웨이(Broadway) 사이의 소호(SoHo)에 공장과 유사한 형태의 스튜디오를 설립하였다. 30여명의 어시스턴트들이 있고, 그들은 각자 그의 작품의 일부를 담당하였다. 이는 앤디워홀(Andy Warhol)의 공장(Factory)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었다. 12 이는 예술적 표현에 있어서, 더 이상 모방과 재현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제프 쿤스는 자본주의 사회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상품’이라고 여겼으며, 심지어 이것이 인간의 특성을 대변하면서, 더욱 강하기도 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미 대중적으로 일상화 된 상품을 전시함으로써, 상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상품화는 시작부터 자본주의를 토대로 형성되어왔지만, 자본주의의 포스트모더니즘 속에서 새로운 것을 위한 도피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제프 쿤스는 성적인 것의 상품화를 「후버(Hoover)」「핑크 팬더(Pink Panther)」「천국표(Made in Heaven)」등의 작품을 통해서 상징적으로 혹은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드러내는 성적인 표현은 단순한 포르노그라피(Pornography)라기보다는 소통과 유희의 수단으로써 다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성이 상품화되고 성이 더 이상 외설의 문제가 아닌 유희로써 작용하는 현대사회의 일면을 표현하고 있다.

 

참고문헌

 
ㆍ 아서 단토. 이성훈 외 역《예술 이후의 종말》미술문화. 2007
ㆍ Karsten Harries. 오병남, 최연희 역《현대미술: 그 철학적 의미》
ㆍ Gill Perry. Themes in contemporary art. Yale niversity Press. 2004
ㆍ Charles Harrison. Art in Theory 1900-1990. Blackwell. London. 1995
ㆍ Peter Kalb. History of Modern Art. Prentice Hall, Inc. 2004
ㆍ Jeff Koons. Jeff koons hand book. Thomas and hudson. 1992
ㆍ Anthony Hayden-Guest. Jeff Koons: ‘interview with Anthony Hayden-Guest, Angelika Muthesius. Cologne. 1992
ㆍ Akbar, Arifa. Koons Most Expensive Living Artist at Auction The Independent. London, 2007. 11. 16.
ㆍ 제프 쿤스 개인 홈페이지 www.jeffkoons.com
ㆍ 크리스티경매사 www.christ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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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미술평론·경영 5기. 2010년 8월 졸업
  2. 키치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870년대 독일 남부에서였는데, 당시에는 예술가들 사이에서 ‘물건을 속여 팔거나 강매한다’는 뜻으로 쓰이다가 갈수록 의미가 확대되면서 저속한 미술품, 일상적인 예술, 대중 패션 등을 의미하는 폭넓은 용어로 쓰이게 되었다. 19세기 말에는 유럽 전역이 이미 급속한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의 파급 속도도 빨라 중산층도 그림과 같은 예술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에 따라 미술품이나 그림을 사들이려는 욕구가 강해졌다. 키치는 바로 이러한 중산층의 문화욕구를 만족시키는 그럴 듯한 그림을 비꼬는 의미로 사용하던 개념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면서 고급문화나 고급예술과는 별개로 대중 속에 뿌리박은 하나의 예술 장르로까지 개념이 확대되어 현대 대중문화 및 소비문화 시대의 흐름을 형성하는 척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3. Jeff Koons. Jeff koons hand book. p.31 Thomas and hudson. 1992
  4. Karsten Harries. 오병남, 최연희 역《현대미술: 그 철학적 의미》 p.225. 서광사. 2004
  5. Peter Kalb. History of Modern Art. p.718. Prentice Hall, Inc. 2004.
  6. Anthony Hayden-Guest. Jeff Koons: ‘interview with Anthony Hayden-Guest pp. 16-17. Angelika Muthesius. 쾰른. 1992
  7. Jeff Koons Jeff Koons p.104. Thomas and Hudson. 1992
  8. Karsten Harries. 오병남, 최연희 역《현대미술: 그 철학적 의미》 p.225 참조. 서광사. 2004
  9. Charles Harrison Art in Theory 1900-1990 pp.1083-1084 Blackwell. UK. 1995
  10. Gill Perry Themes in contemporary art p.30 Yale University Press. 2004
  11. 아서 단토. 이성훈 외 역《예술 이후의 종말》p.259 미술문화. 2007
  12. Akbar, Arifa. Koons Most Expensive Living Artist at Auction The Independent. London, 2007. 11. 16.